꽃을 좋아하시는 어머니 > 자유게시판

우연히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사연에서

"평소 꽃을 좋아하시는 우리어머니는..."

어머니가 꽃을 좋아한다 ?

그냥들으면 지극히 정상적인 그 말이 나는 마음 한켠이 쓰라려웠다. 

왜냐하면 우리어머니는 꽃화분을 심고 가꾸고 꽃꽃이를 하거나 선물을 받아본 적도 없는 인생을 살아오셨기 때문이다.

5남매를 키우시면서 

옷장사 파출부 식당식모 철공장 병원청소 간병인 지금 우유배달을 하시기까지~ 물론 자기 어머니를 고생안했다고 말하는 자식은 없을테지만, 백수+도박+외도+첩딸 4박자를 고루 갖춘 남편에 인생을 맡겼으니 어머니가 어찌 꽃을 바라보며 아름답다 사치부릴 여유가 있었겠는가? 

영화에서는 깡패가 너무 멋있게만 그려지지만, 실상 그 아내가 얼마나 불행하게 사는지 알려진 바가 없다.

인생의 행복이란 무엇인가?

돈을 적게 벌어도 계획을 세우고 소박한 꿈들을 하나씩 이뤄나가는데 행복이 있는 것인데, 건달에겐 미래가 없다.

맨날 밥상 둘러업고 아내를 두들겨패 돈을 꿔오라는 남편에게서 무슨 꿈을 꿀 수 있으랴? 

그런 집구석에 꽃을 놔둔들 어떤 시상이 떠오르겠는가? 

4월의 어느날, 좋은 햇빛, 맑은 공기 단란하게 소풍나온 사람들... 80%는 여자이다!

그런데 왜 내 어머니는 저 여자들이 누려야할 평범한 생각과 기분을 느껴보지 못한채 늙어버린걸까?

비록 어머니가 다른 여자들처럼 꽃을 아름답게 감상할 여유없이 사셨지만, 이제는 다른 할머니보다 더 즐겁게 해드리겠습니다.

비록 아버지와 결혼은 잘못하셨지만, 아들인 제가 그 상처와 흉을 조금씩 메워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