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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렷! 열중쉬엇! 차렷! 열중셧! 차렷! 

이새끼들 동작봐라!  열!차!열!차! 열! 이 개새끼들아!"

 

바람부는 시골 폐교의 운동장.

팬티만 입은 십여명의 남자들을 이열횡대로 세워두고

한 남자가 군대식으로 그들에게 얼차려를 주고있다.

줄지어 선 팬티만 입은 남자들 중에는 

앞에서 호령하는 남자보다

덩치가 더 큰사람도 있건만 

어쩐지 고양이앞의 쥐꼴처럼 

앞의남자에게 꼼짝도 못하는모습이다.

 

한동안 고함을 욕섞어 질러가며 

줄지어 서있는이들의 혼을 뺀 앞의 남자.

한남자를 지목하며 앞으로 나오게 한다.

주춤거리며 죽을죄를 졌다는 표정으로 

앞으로 나오는 남자.

지금부터는 편의상 

불려나온 남자와 그무리들을 알바라고 하자.

 

"너 오늘 올린글 갯수랑 댓글수 몇개야?"

 

"옙! 글 30개 댓글 98개입니닷!"

 

"뭐? 30개? 98개입니"

 

남자는 비웃듯 알바가 말한갯수를 

알바의 목소리를 흉내내어 따라한뒤

왼손의 시계를 푼다.

겁에 질려  얼굴이 하얗게 변해가는 알바.

 

"너 이새끼 내가 너알아. 

너 컵라면 두개씩 처먹는새끼지?

컵라면은 두개씩 처먹는 새끼가! (짝!)  

글은! (짝!) 그거밖에!(짝!)

못(짝!) 올(짝!) 려?(짝! 짜자자자작!)

 

남자는 말에 섞어 알바의 따귀를 때려가며 

뭔가 분을 푸는듯하다.

 

"후... 들어가! 이밥버러지 같은 새끼야"

 

남자는 알바를 무리속으로 돌려보낸뒤

담배를 꺼내 물어 불을 붙이고서는

알바들의 눈을 한놈씩 한놈씩 마주봐본다

눈을 내리깔고 사시나무 떨듯 떠는 알바들.

팬티바람이라 늦가을 밤바람이 더욱 매섭다.

 

"후... 이새끼들아. 오늘 pd수첩 방송됐어

늬들 밥줄 끊어지게 생겼다구 이새끼들아!

그런데 일을 그따구로해? 이개새끼들아!

늬들이 이 추운날씨에 따뜻한곳에서

배곯지 않고 뜨끈한 컵라면이라도 

어쩌구 저쩌구... 블라블라블라..."

 

남자는 계속 말을 하지만

알바들은 그저 

어서 따뜻한 컴퓨터실로 돌아가고픈 마음뿐

남자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러기를 십여분, 

어지간히 할말은 다한듯 말을 마무리하는 남자.

 

"잘할수있지?"

 

"네 잘할수 있습니다!"

 

"목소리가 작다! 야구빠따 가져올까?"

 

눈을 당구공크기만큼 부릅뜨고 알바들이 외친다.

 

"네! 잘할수! 있습니다!

 

"그래 구호 외치고 들어가서 일하자!"

 

"정권유지는 우리손으로! 문재인은 빨갱이! 이재명 타도!"

 

우르르 몰려서 불켜진 폐교로 뛰어들어가는 

팬티바람의 알바들 표정이 언제 울상이었냐는듯 해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