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브걸스 갤러리 새벽 감성 (펌) > 자유게시판

요즘 쁘걸 대세라길래 갤구경 가봤는데

진짜 연배가 있으신 팬분들이 많은듯

분위기가 확 다름

 

개념글 중에 공감가는 글이 있어서 아래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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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들어 그런지 새벽에 잠이 안와서

#퇴근 직전

'차장님, 아까 얘기했던 그 역주행했다는 노래, 그거 한번 들어봐요'

Rollin~ Rollin~ Rollin~♬

'차장님, 아이돌 좋아하시나봐요?'

'좋아하긴요. 이 나이에 무슨. 마케팅 일하는 사람이니까 이런 거에도 관심 가지고 그래야죠'

역주행이라느니, 입덕이라느니

예전에도 감정적으로 본 적이 없었다.

사람들이 뭘 좋아하는지, 왜 갑자기 떴는지, 마케팅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조목조목 분석하는 눈으로만 매번 봐왔었다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에 취직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고 집대출금을 갚고 자동차 할부금을 갚고

누군가에게 돌려 받지 못할 애정을 쏟거나, 진심으로 응원을 해본 것이 언제인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렇게 그냥 잘 살아왔던 것 같다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그 걸로 언젠가는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

나 같은 평범한 사람에게도 그런 날이 오기는 하는 걸까

방송국의 음악 방송을 안본지가 한참 된 것 같다

1위를 해도 별다른 감흥없이 로봇처럼 외워둔 감사인사 리스트를 줄줄줄 이야기하는 가수들을 보다가

흥미를 잃어버린 것이 마지막 기억이었던 것 같다

음악 방송에서 1위를 했다고 눈물을 흘리는 아이돌을 참 오랜만에 본 느낌이다

군대에서 공연하는 모습을 유튜브에서 보다가 

나 역시 오래 전에는 그런 군인 중 하나였다는 걸 기억해 낸건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안될 것 같아서 포기하려 했었다는 인터뷰를 보면서

취직의 문턱 앞에서 좌절했던 나를 떠올린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그냥 무대 위에서 진심으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한 때 하고 싶었던 일 앞에서 그런 적이 있었음을 기억해 낸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냥 모르겠다. 

그저 다들 행복했으면 좋겠다.

나와 아무 인연이 없는 사람이

최대한 오랫동안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무작정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본 것도

정말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그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좀 더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

'차장님, 아이돌 좋아하시나봐요?'

'네 좋아합니다. 브레이브걸스 팬이에요'

fin.